혹자들은 "한국식 교육이 과거 문법-번역식이어서 회화를 못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과거의 잘못된 교육방식이 현재의 영어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오늘날 한국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아니 비난한다.

위에 혹자들의 주장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다. 비판은 전체 의미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면서 잘못된 점을 말하는 것이지만 비난이란 터무니없이 잘못만 책잡아서 나쁘게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의 시작은 절대 문법-번역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어교육이 우리 한국에서 시작된지는 100년이 넘었다.

정확히 말하면, 1883년 구한말에 역관(통역관을 맡아보는 관리) 양성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교육이 시작된 것이다. 즉, 128년이 된 셈이다.

실제로 1885년 4월에 내한한 선교사 Appenzeller에 의해 시작된 배재학당의 80년사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선교사들이 한국어를 몰라서 영어로만 수업을 했는데 손짓 발짓으로 공부하다 1년이 지나면 기본적인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1887년 여의사인 Annie J. Ellers가 세운 정동여학교에서도 직접적인 교수법(Direct method)을 적용하였다. 우리 대한민국의 진정한 과거 영어교육이라 하면 19세기 말의 바로 이러한 직적접인 교수법을 말해야 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직접적인 영어교육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과거'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과거는 흔히 일제시대의 영어교육이다. 일본인들은 1915년 3월에 사립학교규칙에 교사의 자격을 '일어에 통달한 자라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면서 통제하였다.

한국이 일제에 지배당한 시기에 민족말살정책을 펴던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1939년 9월 1일)이 발발하자 일본어교육을 우리 대한민국에 가속화시켰다.

일본은 결국 직접적인 영어사용을 금지시키고 그때부터 '문법-번역식 교수법(grammar-translation method)'을 사용하게 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난 이후,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영어교육이 19세기 말의 '진정한 과거 영어교육'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일제시대 영어교육'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1897년 7월 8일에 배재학당 졸업식에서 조선정부의 대신과 협판, 외국의 공사, 영사, 선교사, 학부모 등 800명이 참석한 곳에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한국의 독립(Independence of Korea)'이라는 주제로 조선의 독립을 역설하며 유창한 영어 실력을 선보여 청중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사실 이 연설이 우리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영어연설이다.


우리 대한민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꼬집고, 대한민국의 영어교육적 비전을 제시할 때 바로 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과거'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스스로에게 외쳐야 할 때가 왔다.
<유엔 DT 고문 마크 게이어 통역>

'과거의 독립(Independence of The Past)'이라는 주제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대한민국의 일제시대 영어교육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외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영어실력을 바르게 점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과거를 잘 점검해야 한다. 처음 영어를 시작한 시점부터 점검을 해야 한다. 바로 한 달 전이 아니라 바로 일 년전이 아니라 처음 영어를 시작했던 과거부터 점검해야한다. 그래야 나의 영어실력의 '미래'를 볼 수 있다.

'We have no way to judge our future except by the past(우리는 과거를 제외하고는 우리의 미래를 판단할 방법이 없다)'를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