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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리더십: 정조의 군주론K-리더십, 정조에 묻다
이영관 순천향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  sch-uni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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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25  20: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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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선을 빛낸 최고의 군주를 묻는 설문조사를 하면 단연코 세종이 일등을 할 것이다. 그리고 정조가 이등을 차지할 것이다. 그래서 영웅을 꿈꾸는 사람들은 세종처럼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세상살이의 현실은 세종처럼 되고 싶어도 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세종은 셋째 왕자로 태어났기에 왕이 될 수 없는 처지였지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인생을 낭비하기보다는 왕자의 본문에 충실하며 학문 연구에도 전심전력했다. 양녕대군이 세자에서 폐위되자 충녕대군(세종)은 보위를 물려받았다. 부왕인 태종은 세종의 치세에 걸림돌이 될 만한 인물들은 냉혹하게 처단했을 뿐만 아니라, 대마도 정벌 등 무인의 기질이 약했던 세종의 단점을 보완해 주며 성군 정치의 초석을 깔아주었다.

반면 정조는 사도세자의 아들로 태어났고, 뜨거운 여름날 뒤주에 갇혀 죽어갔던 사도세자를 지켜보며 자란 불운아였다. 비록 영조는 사도세자를 죽인 것을 후회하며 세손(정조)에게 보위를 물려주었지만, 정조가 왕이 되는 여정과 군주가 된 이후의 삶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극소수의 행운아들을 제외한다면 우리의 인생이란 세종처럼 꽃길을 걸으며 영웅이 되기보다는 정조처럼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여정에 가깝다. 『정조의 군주론』을 집필하며 느낀 점은, 정조가 세종처럼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면 세종대왕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룩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세종의 삶은 위대하지만 그처럼 운이 좋아야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라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정조의 삶을 추적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K-팝, K-드라마, K-영화, K-반도체, K-푸드, K-방산 등 한류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면서 K-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정조가 통치했던 18세기는 서양사상이 유입됨으로써 전통적인 유교사회가 근대화의 길로 나아가던 혼돈기였다. 정조는 전통적인 가치와 서학의 장점을 융합함으로써 쇠락해가던 조선왕조의 부흥을 이끌어냈다.

오늘날은 조선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화가 무쌍하여 한순간이라도 의사결정이 잘못되면 그동안 쌓아올린 치적들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또한 우리는 너무도 다양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어우러져 생활해야 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공존해야 한다. 그래서 능력이 출중한 사람도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 실패하면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한 채 도태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현실이 『정조의 군주론』, 즉 정조의 삶과 그의 리더십을 주목해야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사람 밑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그의 비유를 맞추며 후계자 수업을 받아야만 출세하는 길이 열린다면 많은 사람들은 포기할 것이다. 정조는 임금이 된 이후에도 자신의 우군보다는 정적들로 인해 시시때때로 암살 위협에 대처해야만 했다.

세상을 살다보면 운이 좋아 자신이 노력한 것보다 큰 보상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이란 운이 좋아 횡재하는 길은 좁으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들로 인해 내가 이룩한 업적들을 온전하게 평가받는 삶으로 나아가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좌절하거나 비관할 필요는 없다. 삶이란 본래 우여곡절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 어떤 원수와도 웃으면서 공존할 수 있다. 예수는 간음하다 붙잡혀온 창녀에게 돌을 던지려는 사람들에게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지라고 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며 흩어졌다.

이처럼 자신의 잘못은 뉘우치지 못하면서 타인의 잘못만을 탓하는 데 익숙한 사람은 성공적인 삶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세상은 내가 변하지 않으면 온통 나를 미워하는 원수들 천국처럼 여겨진다. 정조는 천하를 호령하는 군주였지만 자신을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는 신하들과 소통하며 국정을 논했고, 그들과 동고동락하며 조선 후기의 르네상스를 이룩했다. 어떤 현인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분별할 수 있어야만 성공의 실크로드에 다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진정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려면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과도 웃으면서 일하며 상생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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