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아침 8시 40분 부산 대연초등학교(교장 박정옥)에서는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연초등학교 꼬마 전기수(傳奇叟)가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 주는 소리이다. 전기수(傳奇叟)는 조선시대 후기 시장에서 혹은 원하는 사람의 집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던 낭독가였다.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던 전기수(傳奇叟).
그들이 2014년, 대연초등학교 꼬마 전기수로 부활했다.

대연초등학교(교장 박정옥) 학생독서동아리 “책과노니는대연어린이” 회원과 교육복지대상 학생이 모여 만들어진 ‘꼬마 전기수’.
꼬마 전기수는 4학년~6학년 학생이며 그들은 매주 수요일 아침 독서활동시간(08:40~09:00)에 1학년과 2학년 교실에 들어가 그림책을 읽어준다.

꼬마 전기수는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전기수는 어떤 사람이고, 꼬마 전기수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지도교사와 토의하고(4.9. 책누리터), 전기수가 1학년 2학년 동생들에게 읽어 줄 책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는 것인지 공공도서관 자료봉사과를 방문(4.12. 부산광역시립중앙도서관)을 통해 알아보았다. 전기수로서 어떻게 하면 듣는 이가 책의 내용과 느낌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동화구연 강사를 초청(4.19. 대연초 해피존)하여 책 읽어 주는 기법을 익혔다.
전기수로서의 도서관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책을 선택해 보기(5.17. 인디고서원)도 하였다. 그리고 작가 집필실을 찾아가서(6.21. 작가 조만호)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작가와 독자 사이에 있는 전기수로서의 역할을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꼬마 전기수의 부담 반 설렘 반으로 시작되는 매주 수요일 아침이 지나면 대연초등학교 도서관 여기저기에서 꼬마 전기수가 들려줬던 책을 찾는 저학년을 볼 수 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언니․누나․오빠․형이 교실로 찾아와서 그림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은 마치 조선시대 서당의 접장과 학동을 보는 듯하다.

대연초 꼬마 전기수의 활약은 그림책을 읽어주는 고학년과 이야기를 듣는 저학년이 소통하며, 그들만의 독서문화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리서치뉴스 박형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