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장용영은 정조의 개혁정치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그는 군정을 개혁하며 민생 안정을 꾀하기 위해 병농일치를 중시했으며, 군인들과 농민들이 둔전 경작을 통해 군비를 조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했다. 1790년(정조 14) 6월 10일 부사직 강유는 둔전 운영과 병사들을 시기적절하게 징집할 수 있는 묘안을 제시하였다. “위급한 일이 닥쳤을 때 그들과 더불어 성을 지키기 어려우니 역시 군사들을 불러들여 집을 짓게 하고 복호復戶 5백 결 내에서 그 절반을 군병에게 떼주어 살아갈 길을 삼게 하며, 또 각 군문으로 하여금 새읍 부근에 둔전을 설치하게 하여 군병들이 농사를 짓게 하고 군문에서 그 세를 징수하게 한다면 토지 없는 군사들이 반드시 앞을 다투어 모집에 응할 것입니다.”

장용영은 군비를 확충하기 위해 평안도를 활용했는데, 둔전을 개발하고 전국의 환곡을 평안도로 집중시켰다. 환곡은 흉년이나 춘궁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주고 추수 후에 환수하던 구제책이다. 당시 장용영의 환곡 운영 규모는 1794년(정조 18) 40여 만석에서 해마다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둔전은 장용영을 지원하는 향군의 운영비용 조달을 위해 설치되었고, 둔전을 구입하거나 개간함으로써 장용영 재정 수입은 점차 환곡보다 둔전의 비중이 커지게 되었다.

장용영의 내영과 외영은 재정 운영방식이 서로 달랐다. 장용영 내영은 군영에 국한하여 재정 지출이 이루어졌으나, 장용영 외영은 화성유수부에서 추진하는 사업들과 연관되어 비용이 지출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화성유수부는 신도시 건설에 따른 비용지출이 많았고, 정조의 행차를 뒷받침하는 업무에도 빈틈없이 대응하였다. 외영의 군비 확충은 병농일치와 둔전의 확대를 통해 지역 백성들의 생활고를 해결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였다.

결국 정조는 장용영을 확대하여 왕권 강화의 기반을 다졌고, 군사무기를 개량하며 병사들의 군사훈련에도 체계적으로 대응하였다. 1790년(정조 14) 4월 29일에는 『무예도보통지』가 완성되었다. “무예에 관한 여러 가지 책에 실린 곤봉, 등패藤牌, 낭선狼筅, 장창, 당파鎲鈀, 쌍수도 등 여섯 가지 기예는 척계광의 『기효신서』에 나왔는데, 선묘 때 훈련도감 낭청 한교에게 명하여 우리나라에 출정한 중국 장수들에게 두루 물어 찬보撰譜를 만들어 출간하였고, 영종 기사년(1749)에 장헌세자(사도세자)가 모든 정사를 대리하던 중 기묘년(1759)에 명하여 죽장창, 기창, 예도, 왜검, 교전, 월도, 협도, 쌍검, 제독검提督劒, 본국검本國劒, 권법, 편곤鞭棍 등 12가지 기예를 더 넣어 도해로 엮어 새로 『신보』를 만들었고, 상(정조)이 즉위하자 명하여 기창, 마상월도, 마상쌍검, 마상편곤 등 4가지 기예를 더 넣고 또 격구, 마상재를 덧붙여 모두 24가지 기예가 되었는데, 검서관 이덕무·박제가에게 명하여 장용영에 사무국을 설치하고 자세히 상고하여 편찬하게 하는 동시에, 주해를 붙이고 모든 잘잘못에 대해서도 논단을 붙이게 했다.”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정조는 서문에 “사도세자의 뜻에 따라 십팔기의 명칭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라고 했다. 출처 : 삼성미술관 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