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추*(Steven Chu)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 및 양위량**(Yang Yuliang) 중국 푸단대학 총장을 접견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오후 스티븐 추*(Steven Chu)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 및 양위량**(Yang Yuliang) 중국 푸단대학 총장을 접견하고, 기후변화·에너지 정책 및 이공계인재양성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 現) 美 스탠퍼드대 교수, ‘9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 美 에너지부 장관 역임(’09.1~‘13.4)
** 現) 中 푸단대 총장(’09~), 제1기 장강학자, 現) 중국과학원 원사

박 대통령은 추 전 장관이 위기를 기회로 삼듯이 온실가스 감축에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으나 오히려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의 기회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히고, 한국 정부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에너지.환경 신기술 개발로 신산업 발전과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맥락과 일치한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Old habits die hard”라는 영어 속담을 인용하며 기업이 낯선 기술에 투자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으로 한국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만들어서 추진 중이나 산업계가 비용 상승을 우려하는 상황을 전달하자, 추 교수는 기업은 항상 기존의 수익 모델을 고수하므로 전기자동차와 같은 신기술도 꺼려하는데, 배터리 기술의 발전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과거 온실가스 규제를 반대했으나 현재는 고연비 전기자동차에 관심이 높아서 찬성으로 돌아섰고, 10년 뒤에는 파리, 북경 등에서도 휘발유가 아닌 플러그 인 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자동차기업이 새로운 투자를 강화해야 할 때임을 언급했다.

또한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산업 메카인 디트로이트를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가 대체하고 있으며, 이스트만 코닥사는 디지털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필름 시장을 지키려다 회사 자체가 위태로워졌고, IBM의 사례를 보아도 기업이 장기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장변화를 끊임없이 연구하며 초창기에 과감히 투자하여 기업을 재창조하고 재투자하는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기후변화 정책 과정에서 기업의 이해와 공익이 상충할 때 시장과 정부의 역할 분담 방안에 대해 질의하자, 추 전 장관이 정부의 직접 보조보다는 R&D 투자와 조세 감면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규제를 통한 방향제시를 통해 기업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고, 예를 들어 과거 미국에서도 전기차 구입 시 7,000달러를 직접 보조하였으나 지속되지 못해서 연비를 목표치까지 높이는 경우 100% 세금 감면하는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는 사례를 언급하고 인센티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국민들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도 언급하였는데 예를 들어 중국, 인도의 경우 유황이 섞인 연료가 저렴하여 광범위하게 쓰이는데 천연가스로 전환하여 공기오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함을 지속적으로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도 시장 친화적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고 동의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햇빛, 물 등의 자원이 부족하여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여의치 않은 한국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방향을 묻자, 추 교수는 한국은 기본적으로 원자력 에너지의 효용성이 크므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원자력 관련 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한 바, 최근 한국에서 원전부품 품질서류 위조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일본 후쿠시마 사고 시 동경 전력이 실패한 사례를 참고하여 필요하면 외국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개방적 접근이 중요함을 언급했다.
 

아울러, 한국의 경우 태양열이 부족하고 풍력도 비용이 커서 어려움이 있으나 해상풍력시설 등에 유럽, 일본 등과 국제협력을 통해 진출하는 방안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한국이 조선업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 부식방지 등의 고품질과 내구성 기술이 뛰어나므로 이를 연계하여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이공계인재 양성 방안에 대해 질문하자 양 총장은 중국이 현재 추진 중인 실용적 연구, 산업계 기여 등을 반영한 교수성과평가 방식의 변화 및 푸단대에서 추진 중인 그룹토의 및 자문자답 형식의 교육확대 필요성 등을 언급했고, 추 교수는 교과서 위주의 암기식 교육이 아닌 독창적 생각을 키우는 융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총장은 박 대통령이 평소 문학 서적 독서를 좋아한다는 것을 들었다며 중국의 고전인 홍루몽을 비롯한 세 종류의 책을 선물하고, 내년에 10주년을 맞는 상하이 포럼에 박 대통령을 초청했다.
 

리서치뉴스 김민수 기자